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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이요? 숙면과 채식 위주의 식사하세요”…박진희 항암요리연구가
  • 2017.09.25.
-항암 식단의 개발ㆍ관리에 매진 중인 박진희 항암요리 연구가 
-암 예방을 위해서는 채식중심의 식단과 올바른 조리법이 중요  
-숙면, 스트레스 해소도 암 예방 도와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지난해 처음으로 대장암 사망률이 위암을 앞섰다. 전문가들은 육류 중심의 서구화된 식습관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무엇을 먹느냐가 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100세 시대’는 암 예방이나 암 환자 생활에 관심이 더 필요한 시대이다. 한국인이 평균 수명까지 살 경우 3명 중 1명(36.9%, 보건복지부)은 암에 걸릴 수 있으며, 암 환자 10명 중 7명 이상(2010~14년, 국가암정보센터)은 암을 이겨낸다. 암에 걸리고 치료 후 회복중인 사람들이 훨씬 많아진 것이다. ‘라플레’ 대표인 박진희 항암요리연구가(41)는 음식이 이 문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가장 좋은 것은 채식 중심의 음식을 통해 암을 예방하는 것, 그리고 환자들에게는 항암 식단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식사시간을 즐겁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암과의 전쟁’에서 음식이라는 무기를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라플레’에서 항암 식단의 관리와 개발에 힘쓰고있는 박 대표를 만났다.
  
사진=‘라플레’ 대표 박진희 항암요리연구가는 암 환자들의 치료 회복에 도움이 되는 항암 식단의 관리와 개발에 힘쓰고 있다./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암 환자들도 고통없이 맛있는 식사를=감미로운 음악과 차 한잔, 아늑한 쿠킹 클래스룸...이곳은 암 환자들을 위한 공간이다. ‘라플레’는 국내최초로 암 환자들에게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복합적인 관리와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핵심은 ‘항암 식단’이다. 의대에서 이학박사 취득 과정 중 항암 식단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박 대표는 세계 3대 요리 전문학교인 C.I.A와 미국 암센터(CTCA)에서 인턴십 수료를 거치면서 항암 요리를 연구해왔다.
 
“암 환자들의 가장 큰 고충은 식사였어요. 항암치료로 입맛도 없고 소화도 안되는데 체력보충을 위해서 맛없는 음식을 먹어야하는 스트레스가 심했던 거에요. 걱정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항암 식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
 
박 대표는 음식의 항암 성분이 항암치료제의 부작용을 낮추고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암의 종류나 기수, 치료방법에 따라서도 식단은 달라져야 한다. 그래서 그의 목표는 ‘맛있으면서도 치료 효과를 높이는’ 항암 식단이 됐다.
  
항암 식단을 제대로 알리는 일도 필요했다. 환자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묻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유투브 채널이나 무료 강좌를 통해 항암 요리 레시피를 전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박 대표는 ‘환자와 가족 모두 즐거운 식탁을 꾸릴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사진=박진희 대표는 암을 이기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과 자극적이지 않은 채식 중심의 식사, 그리고 숙면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암을 예방하는 건강한 식탁=암의 치료에도 음식이 중요하지만 암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도 식습관은 중요하다. 늘어가는 한국인의 대장암ㆍ췌장암의 주요 원인 역시 동물성 지방 섭취가 많은 육류 중심의 식습관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들어 건강 식단으로 더 주목받는 채식이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지 물었다.

“항암제 투여로 체력이 저하된 환자의 경우에는 고기 섭취를 권하기도 하지만, 암을 예방하거나 재발ㆍ전이를 막기 위해서는 육류 섭취를 가급적 제한하는 것이 좋아요. 채식 중심의 식단은 암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채소와 과일에는 항암 성분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인데요. 비타민과 파이토케이칼(식물성 화학물질)은 항산화 효과가 커서 세포손상을 보호해요. 충분한 수분섭취와 정제 탄수화물을 줄인 채식 중심의 식사가 좋습니다. "
 
박 대표는 이전보다 농약이나 화학성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감도가 높아졌다며 유기농 식품도 언급했다.
 
“가장 좋은 것은 유기농 채식 중심의 식단이에요. 흐르는 물에 충분히 세척하면 된다고 하지만 잔류 농약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죠. 특히 암 환자들이나 아토피 등 식품섭취에 주의가 필요한 경우에는 미량이라도 해가 될 수 있으므로 더 신경써서 유기농을 먹는 것이 좋아요.”
 
항암 효과가 높은 식품으로는 컬러푸드가 언급됐다. 채소류 중에서는 브로콜리 등 십자화과 식물이나 고구마, 연근과 같은 뿌리채소, 그리고 방풍나물, 시금치 등의 녹황색 채소가 대표적이다. 곡물로는 현미나 귀리, 검은콩 등 통곡물이 좋다. 그렇다고 한꺼번에 다량 섭취할 필요는 없으며 꾸준하게 먹는 것이 더 좋다. 특히 조리법에 따라 항암 효과가 사라질수도, 발암물질이 생길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브로콜리를 익혀 먹으면 항산화 성분인 썰포라판이 열에 쉽게 파괴됩니다. 항암 효과를 높이려면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으며, 위가 안 좋다면 살짝만 데치세요. 반면 가지처럼 생으로 먹어서 안되는 것도 있고, 기름을 넣고 익혀야 더 좋은 토마토도 있어요. 항암 식품이라도 조리법이 잘못되면 더이상 항암 음식이 아닙니다. ”
 
참기름이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처럼 발연점이 낮은 기름을 오래 가열하는 것, 노릇함을 넘어 검게 굽는 토스트ㆍ고기구이도 발암물질을 만들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설탕 등 정제 탄수화물도 줄이면 좋다. 박 대표는 “암세포가 포도당을 에너지로 사용하기 때문에 혈당 수치가 높은 음식은 암에 먹이를 제공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블루베리 소스를 곁들인 무화과 샐러드/ ‘라플레’제공

▶항암 식단을 방해하는 것들=아무리 좋은 항암 식단이라도 이를 체내에서 방해한다면 소용이 없다. 암 예방을 위해서는 올바른 식사방법과 숙면, 스트레스 해소도 필요하다.
 
“대충 씹어서 삼키면 위가 많은 일을 감당해야 해요. 하지만 천천히 음식을 즐기면서 먹으면 행복 호르몬도 나오면서 소화도 잘되고 흡수도 잘 되죠. 또한 암 발생에는 음식뿐 아니라 스트레스도 영향을 미치는데 환자들중에는 암에 걸리기 전 스트레스를 크게 받은 경우가 많아요.”
 
잠도 중요하다. 박 대표는 숙면에 대해 “또 하나의 항암 활동”이라고 했다. 우리가 자는 동안에는 세포를 잘 쉬게 하고, 암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호르몬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개발한 ‘숙면 수프’ 도 특허 신청을 준비중이다.
 
항암 식품을 섭취하면서 그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리려면 천천히 음식을 즐기고 숙면도 취해야 한다. 음식으로 암과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내가 내 몸을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 박 대표가 강조한 비결이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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