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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 “커피사업 성장전선 문제없다”
  • 2017.09.07.
- “커피사업, 내수 성장 잠재력 여전…수출도 가시적 성과”
- “제약ㆍ건기식 등 신성장동력도 본궤도”
- “차분한 혁신으로 성장 가도 이어가겠다”

“조급해 할 필요도, 무리할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꾸준히 성장할 커피사업을 중심에 두고, 제약 및 건강기능식품사업을 신 성장 동력 삼아 한 단계,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사진>는 온국민이 금융위기로 신음하던 지난 1997년 원두커피 유통회사를 설립해, 20여년만에 회사를 국내 1위 커피유통회사로 키운 창업가이자, 전문경영인이다. ‘둘, 둘, 둘’의 다방커피가 전부인 것만 같던 시절, 커피시장의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꿰뚫어 보았던 것. 그에게 ‘커피신화의 주인공’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커피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둔 그는 새 도약을 꿈꾸고 있다. 10년 전 손을 뻗었던 제약사업과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건강기능식품사업에 도전하기로 한 것이다. “남을 따라가는 것엔 한계가 있기 마련이죠. 험난하긴 하겠지만 새로운 길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시장이 변화할 때 한 번에 역전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쇼트트랙 코너링을 돌고 있는 거죠.” 
최근 서울 서대문구에서 만난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는 커피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자신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통찰력이 돋보이는 그에게서 한국맥널티의 오늘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본업인 커피유통에 이어 제약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현재 진행 현황은.

▶ 이제 본격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고 본다. 매출 비중은 올해 이후 30%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고, 영업이익도 내년부터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커피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을 제약사업에 투자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제약사업 역시 또 다른 신사업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현재 국내 중소형 제약사를 통해 항궤양제, 대장하제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전에 없던 영업사원도 채용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 새로 전개할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좀더 소상히 설명한다면.

▶ 영양소를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부피를 5~20%로 줄인 제품을 준비 중이다. 예컨대 레몬 한 개를 한 숟가락 분량의 미세분말로 섭취하는 것이다. 인스턴트 원두커피를 생산하면서 확보한 극저온 초미세 분쇄기술(Cryogenic Micro Grinding TechnologyㆍCMGT)을 사용한다. 영하 196도 이하 온도에서 순식간에 동결시켜 나노 크기의 입자로 분쇄하는 기술이다. 이같은 방식의 ‘홀푸드(Whole Food)’는 아직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생산공장은 오는 11월 완공될 예정으로, 내년부터는 관련 제품을 차례차례 시장에 선보일 것이다.

- 본업인 커피유통 사업 현황은 어떤가.

▶ 여전히 성장성이 높다.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아직 서양이나 일본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내수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상당한 셈이다. 해외 수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중국의 한 유통업체가 한국 입맛의 믹스 커피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만들어줄 것을 요청해 왔고, 이달부터 생산에 돌입한다. 대만에서는 맥널티의 ‘아이브루(iBrew)’ 블랙커피가 인기를 얻어 최근 라떼 제품을 추가로 출시했다. 향후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할 것이다.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인 애터미 의존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 전혀 불편하지 않은 부분이다. 애터미는 동종업계에서도 사업ㆍ재무 구조가 좋다는 평을 받고 있고, 성장세도 견고하다. 높은 의존성을 지적하는 투자자들도 애터미와의 협력 정도를 줄여야 한다고 판단하진 않을 것이다. 애터미와의 관계가 기업간거래(B2B)의 성공모델로 자리잡아, 향후 B2B 사업을 키워가는 데 동력이 돼줄 것으로 기대한다.


- 지난해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 아직 진행된 바는 없나.

▶ 잠정 보류 상태다.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이 과열돼 있다고 판단했다. 개인 사업자들의 상황이 어렵다면 우리 역시 성공을 거두기 어렵지 않겠나. 프랜차이즈가 아닌 직영점 운영으로 방향키를 수정하고 있다. 잘못 들어선 길에서 과감히 유턴하는 게 좋은 경영이라고 믿는다.

- 여성 경영인으로서 느꼈을 애로사항도 있었을 것 같다.

▶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시 받았던 경험이 적지 않다. 사업초기엔 고객사 대표가 직접 돈을 받으러 오라고 한적도 있었다. 명함 직책을 ‘대표이사’가 아닌 ‘실장’으로 쓰던 시절도 있었다. 경쟁력 있는 여성 경제인들이 산업게 전면에 나서기 위해서는 사회적 도움닫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성벤처협회장을 2년간 맡는 동안 정부 측에 그런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 현재 기업가치는 얼마로 보나. 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고민이 있다면.

▶ 솔직히 시장에서 기업가치의 절반만 평가받고 있다고 본다. 저평가를 받는 원인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에 대한 개선방법도 찾고 있다. 이를 테면 유통 주식수가 적다는 평가에 대한 해결 방안이다. 주주배당은 시장의 평균 배당률 틀안에서 지속할 것이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경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노력하겠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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