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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코릿-맛을 공유하다] ‘맛의 가치’, 떼레노ㆍ리스토란테 에오
  • 2017.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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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레시피 즐기는 욜로족 증가
-셰프의 음식 철학을 함께 공유하고
-셰프와 소통하는 음식문화 급부상

#. 직장인 강모(29) 씨는 맛집을 돌아 다닌다. 이 씨는 과도한 업무에 지친 자신을 보상하기 위해 ‘맛’에 투자하기로 했다. 그렇게 정한 맛집 콘셉트는 ‘특별한 레시피’였다. 음식부터 좋은 걸 잘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우선 강 씨는 평소 가고 싶었던 주변 레스토랑들을 목록에 적었다. “월급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먹는 것에는 돈을 아끼지 않으려고요. 돈을 모아봤자 대출없이는 집을 사지도 못할텐데 현재를 즐기는 게 제일인 것 같아요”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스패니시 레스토랑 ‘떼레노(TERRENO)’의 신승환 셰프.

이처럼 나만의 만족을 위해 소비를 즐기는 ‘욜로’(YOLOㆍYou Only Live Once)족들이 좋은재료를 쓰는 식당을 찾아 나만의 음식을 즐기며 셰프의 음식 철학을 함께 공유는 음식문화가 급부상하고 있다.

떼레노의 토마토 가스파쵸.


우선 서울 북촌에 위치한 강렬한 색감만큼 혀가 행복해지는 스패니시 레스토랑 ‘떼레노(TERRENO)’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떼레노의 갑오징어 먹물 쌀요리.

‘떼레노’는 자연주의 콘셉트를 담은 것으로 이에 걸맞게 레스토랑 건물 옥상에서 다양한 재료를 직접 키워 요리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떼레노에서는 다양한 코스 요리를 선보인다. 물론 단품도 주문 가능하다. 코스로 준비된 런치세트는 바삭한 빵으로 시작했다. 이어 토마토 가스파쵸와 갑오징어 먹물 쌀요리가 접시 위에서 아름답게 반짝거리며 유혹한다. 이어 나온 메인은 이베리코 돼지고기다.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돼지고기의 맛이 쉐리비네거에 절인 여러가지 버섯과 트러플을 넣은 뻬리고르디니 소스와 잘 어울린다. 스페인 현지에 온 듯한 한 끼 식사를 만드는 떼레노의 신승환 셰프는 스페인에서 수년간 요리를 배웠다.

신 셰프는 떼레노의 숨겨진 비법은 바로 ‘시크릿가든’이라고 정의했다. 신 셰프는 “떼레노는 스페인어로 ‘흙과 땅’이라는 뜻인데, 건물 옥상에 농장을 만들어 재료들을 직접 키운다”며 “작년에는 토마토가 풍년이라 재료에 아낌없이 사용했고 감자의 경우도 시중에 흔하게 판매 하지 않는 종자들을 유기농으로 키워 재료로 선보였다”고 했다.

떼레노의 모든 음식은 신 셰프의 손을 거쳐야 한다. 그는 “매일 출근하는 게 자신의 요리 철학이자 신념”이라며 “날 보고 오는 손님들이 있다. 그래서 셰프는 항상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신 셰프는 “가끔 고급 호텔에서 맛있는 요리를 즐기는 것도 욜로겠지만 떼레노처럼 색다른 음식을 소소하게 즐기며 만나는 것도 욜로”라고 했다. 특히 이곳은 소외 계층을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재료도 사람도 직접 건강하게 길러내는 매장인 셈이다.

이와함께 공간과 휴식을 중시하는 욜로족이 등장하면서 특별한 레스토랑들 역시 각광받고 있다. 
청담동 리스토란테 에오의 내부. [제공=코릿]

어윤권 셰프가 운영하는 ‘리스토란테 에오’는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부티크 레스토랑이다. 부티크 레스토랑은 소수의 고객에게 최고급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을 말한다. 리스토란테(Ristorante)는 이탈리아어로, 레스토랑이란 뜻이다. 간판도 찾아보기 어려운 이곳은 방 3개 딸린 집과 비슷한 구조로 그리 크지 않아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정계 및 문화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교류하는 사랑방 역할을 한다. ‘리스토란테 에오’는 간판만 없는 게 아니라 메뉴판 역시 찾아 볼 수 없다. 점심ㆍ저녁 코스 요리만 제공한다. 그날 그날 식재료 상황에 따라 어 셰프가 고객과 조율해 메뉴를 결정하기 때문에 매일 메뉴가 바뀐다. 가격대에 따라 퀄리티가 달라지는 셈이다. 

청담동 리스토란테 에오의 요리 모음.
욜로족들은 오늘 행복해야 내일도 행복할 수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거창한 요리를 찾는 게 아니다. 스스로가 느끼는 맛의 가치를 가장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욜로족은 지금도 ‘나만의 맛’을 찾아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다.

최원혁 기자/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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