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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코릿-맛을 공유하다 ③] 아하! 한식의 재발견
  • 201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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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릿 톱50 중 한식 레스토랑 21곳
- 모던한식 10곳ㆍ평양냉면 6곳 올라
- 정통성에 현대적 감각, 창의적 시도

‘밥심’을 빼고 한국인을 설명할 수 있을까. ‘한국인은 밥심’. 만고의 진리다. 제 아무리 다국적 산해진미를 맛본대도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면 한식을 그리워하게 돼 있다.

그 증거는 올해 코릿(KOREAT) 톱50 랭킹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국 내로라하는 맛집 중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곳은 한식 레스토랑이었다. 모던한식 10곳을 포함해 총 21곳의 한식당이 랭킹50에 이름을 올렸다.

한식은 지난해 ‘미쉐린 가이드 서울’ 편을 통해 새삼 주목을 받기도 했다. 미쉐린 스타를 받은 24곳 가운데 한식당은 13곳으로 절반이 넘었다. 가히 ‘한식의 재발견’이라 할만하다.

최근에는 한식의 정통성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모던한식이 각광받고 있다. 한식 특유의 손맛과 정성만 내세우던 관습을 벗어나 재료의 선택부터 조리까지 건축적으로 설계해 맛의 짜임새를 강조한다.

‘밍글스’는 미국 ‘노부’(Nobu) 바하마 지점의 최연소 총괄 셰프 출신 강민구 오너 셰프가 이끄는 모던 한식 레스토랑이다. ‘서로 다른 것끼리 조화롭게 어우르다’라는 밍글스의 의미처럼 한식을 기본으로 한 창작 요리를 선보인다. 한국 전통 장과 발효초, 뿌리 채소 등 제철 재료를 활용한 창의적인 메뉴를 선뵌다. 된장 크렘브륄레, 고추장 곡물 등 장 류를 사용한 장 트리오는 밍글스의 재치를 엿볼 수 있는 디저트다.

‘가온’은 광주요 그룹에서 운영하는 모던 한식 레스토랑이다. 한식 세계화를 목표로 두고 2000년대 초반 청담동에서 영업을 시작한 뒤 2014년 신사동에 재단장해 문을 열었다. 전국팔도서 공수한 최상의 식재료와 숙성시킨 장을 사용해 깊은 맛을 낸다. 가온을 위해 특별 제작한 광주요 식기는 미식의 총체적 경험을 완성한다.
사진=유현수 오너셰프가 이끄는 ‘두레유’ 음식

가회동에 자리잡은 ‘두레유’는 육해공을 아우르는 코스 요리를 선보인다. 모던한식 레스토랑 ‘이십사절기’의 유현수 총괄셰프가 새롭게 문을 연 한식 파인다이닝이다. 이곳의 아뮤즈 부슈(식전메뉴)는 유 셰프가 직접 담가 7년 숙성한 ‘씨간장’으로 시작한다. 오목한 테이스팅 종지에 조금씩 따라주는 간장은 향긋한 아로마와 특유의 감칠맛으로 식욕을 고양시킨다.

‘설야멱적’(雪夜覓炙)은 눈 오는 겨울밤 야외서 화로를 놓고 고기를 구워먹는 기생과 선비들의 모습을 그린 단원 김홍도의 풍속도 ‘설후야연’(雪後夜宴)에서 따왔다. 고기를 굽다가 눈 속에 넣어 급랭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방법을 현대적인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유지상 한국음식평론가협회 명예회장은 “국내외 다양한 문화 경험을 가진 젊은 셰프들이 한식에 주목하고 있다”며 “최상의 제철재료, 창의적인 조리법으로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2017 코릿 랭킹에서는 평양냉면의 위상도 실감할 수 있었다. 톱50 중 평양냉면 맛집은 6군데(우래옥, 필동면옥, 능라도, 을밀대, 을지면옥, 평양면옥)가 포함됐다.

슴슴한 맛에 반해 평양냉면은 사실상 만들기 어려운 음식이다. 면발의 주재료인 메밀은 글루텐 성분이 없고 수분과 습도 등에 예민하기 때문이다. 형용모순적인 맑은 고기 국물 역시 웬만한 고수의 손길을 거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다. 평양냉면 전문점이 노포(老鋪)가 많은 이유다. 언제부턴가 평양냉면 맛집에는 20대 젊은이들이 줄을 선다. 세대를 초월해 입맛을 인정받았다는 증거다. 초로(初老)의 메뉴, 무미(無味), 실향의 음식은 옛말이 됐다.

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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