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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루미늄 포일, 요리에 써도 안전한걸까?
  • 2017.04.28.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흔히 쿠킹포일으로 불리는 알루미늄 포일은 논란의 대상입니다. 장기간 쿠킹포일에 노출되면 기억력이 감퇴하고 심각하면 치매(알츠하이머병)를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 때문에 주방의 ‘퇴출 대상’으로 지목됐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우린 어린 시절부터 쿠킹포일과 가깝게 지내왔습니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냄비나 용기에도 알루미늄 재질이 많고요. 알루미늄, 안심하고 써도 될까요?

▶ 의외로 가까이 있는 알루미늄
알루미늄은 지구에 널리고 널린 금속 중 하나입니다. 토양을 비롯해 공기, 물에는 알루미늄이 미량 들어있습니다. 이 때문에 땅에서 물을 흡수해 성장하는 과일, 채소, 곡식을 비롯해 육고기, 생선에도 알루미늄이 어느정도 포함돼 있습니다. 버섯, 시금치, 차(茶)잎은 알루미늄을 특히나 쉽게 흡수하고 저장하는 식품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알루미늄은 가공식품에 널리 쓰이는 첨가물(방부제, 증점제 등)에도 들어갑니다. 공장에서 생산된 가공식품에는 집에서 조리한 음식보다 더 많은 알루미늄이 함유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알루미늄을 섭취하고 있는 셈이지요.

그렇다고 크게 놀라 필요는 없습니다. 약간의 알루미늄은 몸에 들어가더라도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진 않습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소변과 대변을 통해 알루미늄을 다시 배출하기 때문입니다.

▶ 종잡을 수 없는 알루미늄
사람의 알루미늄 섭취는 대부분 음식을 통해 이뤄집니다.

음식을 조리하는 데 쿠킹포일은 썼다면 부지불식간에 섭취한 알루미늄의 양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터키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붉은 고기를 쿠킹포일을 활용해 조리하면 고기의 알루미늄 함량이 적게는 89%에서 많으면 378%까지 증가한다고 합니다. 

알루미늄의 노출되는 정도는 몇 가지 조건에 좌우됩니다. 가령 ▷고온에서 조리할 때 ▷토마토, 양배추 같은 산성 식품을 조리할 때 ▷소금 같은 향신료를 많이 쓸 때 더 많은 알루미늄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위험한가?
알루미늄은 사람의 기억력을 나쁘게 하는 잠재적인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특히 체내에 알루미늄이 장기간 쌓일 경우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선 다량의 알루미늄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2014년 영국 킬리(Keele) 대학 연구팀은 수년간 일터에서 알루미늄에 노출됐던 사람에게 알츠하이머가 발병했다고 발표해 충격을 줬습니다.

물론 알루미늄이 치매를 유발하는 정확한 매커니즘이 밝혀진 건 아닙니다. 다만 알루미늄이 몸 바깥으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럼 어떡하지
매일 뭔가를 먹어야만 하는 인간이 온전히 알루미늄에서 자유로워지기란 불가능합니다. 다만 일상에서의 노력을 통해 알루미늄에 노출되는 상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주일에 몸무게가 60㎏인 사람이 알루미늄을 120㎎ 이하(몸무게 1kg당 2㎎ 이하)로 섭취한다면 건강에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이 제시하는 기준은 조금 더 보수적인데요, 일주일에 몸무게 1㎏당 1㎎을 넘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개인이 일상에서 자신의 알루미늄 섭취량을 계산하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다만 알루미늄에 노출되는 조건에서 생활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WHO나 EFSA의 권장치보다 덜 섭취한다고 합니다.

다만 불필요하게 몸으로 들어오는 알루미늄은 충분히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쿠킹포일을 고열에서 사용하는 것을 피하고, 산성 식품도 가급적 포일과 멀리하세요. 또 주방에서는 알루미늄 식기보다는 도자기, 유리, 스테인리스 용기를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현재까지 포일이나 식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섭취되는 알루미늄이 건강에 위험하다는 보고는 없다”면서도 “다만 알루미늄에 노출되기 쉬운 조건은 주의해서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합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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