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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통령의 식습관은 국정운영 스타일?
  • 2017.03.22.
- 트럼프 육식파, 패스트푸드 애호가
- ‘속전속결’ 강조 트럼프 스타일 반영
- 오바마는 채식파, 건강식 선호 
- 대통령 식습관, 정책에도 영향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하라. 그러면 나는 당신이 누군지 말해보겠다” (프랑스의 미식가 장 앙텔므 브리야사 바랭)

정치인의 입맛은 주요 정보다. 그들의 식습관은 단순 음식 취향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대통령의 경우 개인적 성격, 정치적 색채를 암시할 뿐만 아니라 이는 국가의 정책으로까지 연결된다.

▶속전속결 국정운영, 패스트푸드 사랑=지난 1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속전속결 행보가 연일 화제다. 취임후 열흘 만에 쏟아낸 행정조치(executive action)가 18건으로 미 대통령 가운데 역대급 스피드를 보여주고 있다. 2개월 만에 미국의 무역정책과 이민정책, 건강보험 등 굵직한 시스템도 뒤흔들고 있다. 이러한 트럼프의 국정운영 방식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바로 ‘속도전’이다. 미 글래머러스 매거진은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인들의 공식 정찬 회의 테이블에도 햄버거가 올라와야 한다고 믿는다”며 “그의 식습관은 그의 업무 스타일과 마찬가지로 ‘즐거움’ 보다 ‘속도’에 의존한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속전속결 성격과 ‘패스트푸드’는 찰떡궁합이다. 그는 실제로 KFC, 맥도널드, 버거킹 등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의 햄버거와 치킨과 같은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는다.

A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대선 기간 자신의 전용기에서 버거킹이나 맥도널드, KFC 등의 햄버거, 치킨, 감자튀김 등을 즐겨 먹었다. 그리고 이를 ‘정크푸드’가 아닌 ‘완전식품’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패스트푸드는 일단 믿을 수 있는 음식”이라며 “단 한 개의 햄버거에 문제가 생기면 맥도널드는 망할 수 있다. 어딜가도 똑같은 품질이 보장되는 깨끗한 음식”이라고 예찬했다. 특히 2002년 맥도널드 광고에 출연했을 정도로 소문난 먹도널드 애호가다. 그는 또 정크푸드로 취급받는 ‘포테이토 칩(레이)’을 백악관 내에서도 쌓아두고 먹을 정도로 좋아한다.

▶고기사랑, 평범한 미국인의 입맛=그의 입맛이 가장 ‘미국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식성에 대해 “가장 미국인적인 무난한 음식들을 선호한다”며 “버거와 미트로프, 잘 익힌 스테이크, 시저 샐러드, 스파게티, 그리고 캔디와 다이어트 콜라를 즐겨 먹는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는 ‘고기로 만든 샌드위치’인 ‘미트로프(meatloaf)’를 좋아한다. 미트로프는 미국 노동자들이 즐겨먹는 서민적 음식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친구인 톰 배럭은 CNN에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만났으며 “대통령이 백악관 부엌의 미트로프를 아주 좋아한다”고 전했다. 2005년 멜라니아 여사와 ‘마사 스튜어트 쇼’에 출연한 트럼프는 당시 “미트로프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기가 두툼한 미국식 햄버거를 즐겨 먹는다. 지난해 11월 15일 당선인 신분으로 하루일과를 마친 트럼프는 트럼프타워에서 5블럭 정도 떨어진 뉴욕의 레스토랑 ‘21 클럽’에 들렀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그 곳에서 트럼프가 늘 시키는 메뉴는 전형적인 미국식 버거로, 잘 익은 고기 위에 미국식 치즈가 듬뿍 토핑됐다. 

▶대통령 식성→정책에 영향=반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호 음식이나 식습관은 트럼프와 정반대다. 두 사람의 성격이나 정책 방향이 극과 극인 것처럼 식습관도 매우 다르다.

NYT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튀긴 음식보단 구운 음식을 좋아한다. ‘치킨’ 대신 ‘구운 닭고기’를 즐겨 먹는 식이다. 간식도 땅콩, 아몬드 등 견과류와 견과류가 들어간 단백질바와 같은 웰빙 스낵을 선호한다. 그리고 육식보단 채식파로, 브로콜리, 시금치와 같은 푸른색 야채를 선호한다. 반면 마요네즈, 소금과 식초가 들어간 감자칩, 아스파라거스, 탄산음료 등을 싫어한다.

오바마의 식습관처럼 오바마 정부는 조금 느려도 착한 음식, 착한 소비를 지향해왔다. 백악관역사협회(WHHA)의 윌리엄 실 편집장은 “오바마 일가는 건강한 식습관을 강조해왔다”며 “백악관 내 설치된 미셸 여사의 유기농 채소 텃밭은 영구 구조물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영부인 미셸 오바마는 건강한 식생활 전도사로 활동해왔다. 미셸은 식료품의 영양성분과 식품 라벨링 개선을 유도하고 건강한 물마시기 등 소비자 캠페인을 벌였다.

실제로 오바마의 건강식 애호는 국민 식단에도 영향을 미쳤다. 식품업계 싱크탱크인 ‘루츠오브체인지(Roots of Change)’에 따르면 미셸 여사가 이끈 ‘레츠 무브’ 캠페인은 학교 급식의 영양수준을 개선하고, 농산물 직판장을 활성화함으로써 건강한 식재료를 생산하는 농부들을 장려했다.

CNN은 “역대 미 대통령의 식습관은 미국의 사회, 문화, 정치에 다양한 영향을 미쳤다”며 “트럼프 정권에서는 미국의 식문화가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그 시대는 일관적이고 예측 가능한 음식을 선호했으며 질보다 양을 따졌었다”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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