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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C인증 해산물, 한국엔 없어서 못써요”…국내최초 양식수산물 인증 준비하는 ‘청산바다’ 위지연 대표
  • 2016.11.11.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ASC 인증을 받는 것 자체만으로 ‘지구환경을 생각한, 믿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이라는 인식을 주기 때문에 앞으로 전 세계의 한국 전복 소비가 확대될 것입니다.”

완도의 ㈜청산바다 위지연 대표는 12월 ASC 인증 심사를 앞두고 ASC 인증 획득이 향후 청산바다에 미칠 영향을 기대하고 있었다. 위 대표가 언급한 지속가능인증인 ASC(세계양식책임관리회. 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는 환경과 사회에 책임감 있는 양식업을 위해 만들어진 선도적인 국제 양식 표준이다. 세계 최대 자연보전기관인 세계자연기금(WWF)과 네덜란드의 ‘지속 가능 무역 구상’(IDH)이 2010년 설립한 ASC에서는 건강과 환경 보전을 위한 양식업의 운영과 사회적 책임을 규정, 양식 생산과 유통(MSC인증과 연계) 두 가지 부문에 평가와 인증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청산바다가 최초로 양식수산물 인증 준비하는 회사다. 

한국 최초 ASC 인증을 준비하는 ㈜ 청산바다의 위지연(44. 오른쪽) 대표, WWF와 파트너쉽 체결
▶늘어나는 ASC, 한국은 없어=ASC 인증을 받은 양식장은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현재 총 224개의 양식장이 인증을 받았으며, 120여 개의 양식장 평가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한국은 전 세계적인 흐름과 다르게 ASC 인증 양식장이 없다. 이런 점에서 이번 청산바다의 ASC 심사는 더욱 의미가 깊다. 

위 대표는 ASC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해 “한국의 전복은 최상의 품질을 자랑하지만 인지도 부족과 품질에 대한 검증 시스템이 없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누구나 믿을 수 있고, 검증가능한 국제 심사를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청산바다는 WWF와 지난 10월 전복 등 수산물 ASC 인증 취득 및 해양생태계 보전에 대한 교육 및 인식증진 활동을 진행할 것을 내용으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12월 ASC인증 심사를 거쳐 2017년 초 인증 획득이 목표다. 


위 대표는 국내 ASC 인증의 확산을 위해 “대기업에서도 ASC인증 수산물에 관심을 두고 소비확대에 동참하는 것이 순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동참이 있어야 국내 ASC 인증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한국에 없는 ASC 인증때문에 얼마 전 한 호텔 셰프의 웃지 못할 일화가 전해지기도 했다. 파크 하얏트 서울 총주방장 마시밀리아노 지아노는 ASC 인증 해산물만 사용하라는 호텔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를 찾아야만 했지만 한국에서는 찾기 힘들다며 윤세웅 WWF 한국본부 대표에게 난감한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환경보호ㆍ건강한 먹거리ㆍ투명한 시장 조성에 필요=위 대표는 ASC 인증을 통한 환경보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양식업으로 점점 전환되면서 양과 저렴한 가격을 우선시하게 됐지만 예기치 못한 많은 자연환경 오염이 일어나고 위험이 생겨나고 있다”며 양식업의 문제점을 우려했다.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 수산물 어획량은 약 5배 증가한 8700만 톤으로 이제 자연산 어류의 어획만으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수산물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이다. 


이에 최근 20년 동안 양식 어류는 7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미 전 세계인이 소비하는 해산물의 58%는 양식업으로 생산되고 있다. 앞으로도 전 세계인이 바다에서 해산물을 얻을 수 있으려면 확대되고 있는 양식업에 대한 엄격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WWF는 레스토랑과 시장을 포함한 소비자에게 ASC 인증마크가 부착된 양식 수산물 구입을 권유하고 있다. 우선 환경적으로 ASC 인증 양식장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 사회적으로는 근로자들의 근무환경 개선과 이력추적체계를 통해 투명한 양식 수산물 시장 조성이 가능하다. ASC 인증을 받는 양식장 및 유통업은 신뢰할 수 있는 상품 판매로 기업이미지 개선에 도움을 준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건강한 해산물을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친환경적인 소비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위 대표는 마지막으로 “ASC인증이 무엇인지 소비자들에게 쉽게 설명할 필요가 있으며, 공교육 등 이를 이슈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다른 기업들의 동참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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