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Read
  • 피플
  • “집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유대감이죠”…이원일 셰프
  • 2016.10.26.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맞벌이 부부가 늘며 ‘집밥’의 화두로 신속함, 편리함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간편식도 많은 조명을 받고 있고 시장도 그만큼 커졌죠. 물론 이런 부분이 중요하지만, 시대가 변해도 ‘집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가족간의 ‘유대감’ 아닐까요?”
지난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헤이집밥’에서 만난 이원일 디어브레드 오너셰프. 그는 ‘집밥이 갖춰야 할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가족간의 유대감”이라 답했다. [사진제공=이케아]

지난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헤이집밥’에서 만난 이원일(37) 디어브레드 오너 셰프. 그는 ‘집밥이 갖춰야 할 기술적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셰프는 온 가족이 함께 저녁을 준비하며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집밥이라고 믿고 있었다.

JTBC의 간판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쿡가대표’ 등에 출연하며 스타 셰프로 떠올라 수많은 사람들에게 ‘집 밖’의 요리를 만들어주는 이 셰프이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집밥에 대해 할 말이 많은 사람이다. 그의 요리 인생도 집밥에서 시작했다.

“외조부님을 모시고 살았는데, 외할머니께서 1년에 지은 밥이 쌀 23~24가마니나 됐어요. 예전에는 밖에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문화가 없고, 집에서 음식을 해 손님을 대접했잖아요. 음식도 많이 하셨지만, 그만큼 솜씨도 좋으셨죠. 그 솜씨를 어머니께서 물려받으셨고, 저는 그렇게 두 분의 요리를 어깨 너머로 지켜봤습니다.”

집안에 여자 형제가 적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유교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가풍도 한 몫 했다. 부엌은 남녀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다. 이 셰프는 “어머니께서 제가 요리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면서 “가족간 유대관계를 심어준 것이 집밥이었고, 그 때 만들고 맛봤던 집밥들이 오늘날에는 내게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방이 친숙했고, 그곳에 있는 것이 좋았다”면서 “집에서 숙제를 할 때에도 부엌 식탁에 앉아 했을 정도”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원일 셰프의 요리인생은 집밥에서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셰프는 “어머니께서 제가 요리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면서 “가족간 유대관계를 심어준 것이 집밥이었고, 그 때 만들고 맛봤던 집밥들이 오늘날에는 내게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이케아]

실제 이 셰프가 한식 요리사의 길에 접어든 것도, 그가 된장에 관심이 많은 것도 어릴 적 맛보고 경험한 집밥과 무관하지 않다. 이 셰프는 “또래 요리사들이 일식이나 중식, 양식 등에 편중돼 있을 때 난 바꿔 생각했다”면서 “누군가는 한식을 만들어야 하고, 나중에 우리가 먹게 될 음식도 한식이라면 어머니, 외할머니가 만들어주신 애틋한 추억이 담긴 한식을 내가 한 번 만들어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털어놨다. 현재는 베이커리 ‘디어브레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빵을 만들 때 조차 한식 발효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접목시키고 있다.

이 셰프는 집밥을 통해 좋은 추억, 좋은 경험을 쌓은 만큼 집밥의 소중함을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다. 홈퍼니싱 기업 이케아의 ‘헤이집밥’에 참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헤이집밥은 이케아의 신규 캠페인인 ‘함께해요, 맛있는 시간’의 일환으로 가족, 친구들이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고 맛있는 시간을 나눌 수 있도록 제공한 이케아의 주방ㆍ다이닝 공간이다.

이 셰프는 “요즘은 집밥으로 추억을 나누는 시간이 상당부분 줄어든 것 같다”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부모ㆍ형제와의 유대감, 거기에 맛있는 음식까지, 이 추억의 집밥을 어떻게 집에서 풀어낼 수 있는지 고민하다 이케아가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울타리를 제공해줘, 그것을 같이 나누자는 취지에서 나도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셰프는 “요즘 (집밥의 덕목으로) 짧은 시간 내 편리한 조리가 강조되고 있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집밥이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집밥을 해먹는 시간보다 집 밖에서 요리를 하는 시간이 더 많은 이 셰프. ‘혼자 집에서 식사를 할 땐 무엇을 해먹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셰프는 “부모님이 어릴 적 즐겨 해주셨던 간장 비빔 국수”라고 답했다. 이 셰프는 “별다른 재료 없이 면과 간장, 설탕, 참기름, 오이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요리”라면서 “충분히 상상이 가는 맛이지만, 내게는 어머니가 어릴 적 해주신 추억의 집밥”이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rim@heraldcorp.com
▶ 클릭하면 클린해집니다! [리얼푸드]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