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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ffee 체크]오늘 당신은 ‘착한 커피’ 드셨나요?
  • 2016.09.30.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출근길 카페에 들른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일회용 컵에 담긴 커피를 컵 홀더에 끼워 들고 나온다. 오전 회의 시간에는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마셨고, 점심 식사후 카페에 앉아 일회용 컵을 들고 대화를 나눴다.
 
평범한 직장인의 일상 모습이다. 하지만 이모씨가 하루에 버린 일회용 컵은 최소 3개 이상이다. ‘내가 버리는 일회용 컵이 얼마나 되겠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모두들 이같은 생각으로 일회용 컵을 버린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2014년 국민건강통계 조사결과 19~64세 한국인은 하루 평균 1.7회 커피를 마시며 1년에는 무려 600잔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1~2잔을 일회용컵에 커피를 마신다면 국민 한 사람당 일년에 300개가 넘는 종이컵을 버리는 셈이다. 

▶한잔의 커피에 필요한 나무=우리 국민 모두가 해마다 버리는 일회용 종이컵은 얼마나 될까?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한 해 소비되는 종이컵은 117억 개 이상으로 추정되며(2013년 기준), 해마다 약 1억개 이상씩 증가한다. 

종이컵 생산만을 위해 한 해 8만t의 천연펄프가 수입되는데, 이는 50cm 이상 자란 나무 1500만 그루를 베어야만 하는 수치이다. (녹색연합 자료 참조) 


이만큼의 종이컵을 생산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약 13만 2000톤이며, 이를 위해 심어야 할 나무는 4,725만 그루나 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산지에서 재배된 커피가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필요한 물은 평균 132ℓ이며, 이는 커피 한잔 용량 (125㎖)의 1056배에 달하는 물이다. 또한 종이컵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한 해 약 120억원이 낭비되고 있으며, 버려진 컵의 분해에는 2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 어려운 재활용=일회용 종이컵의 환경문제에 대해 ‘재활용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종이컵은 낮은 회수율과 재활용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3년 커피전문점(환경부와 자발적 협약을 체결한 업체 기준)에서 사용한 1회용 종이컵은 2억8642만7198개이며 이 중 회수 및 재활용된 종이컵은 63.1%에 그친다. 우리 국민이 사용한 일회용 종이컵의 전체 회수율은 고작 14%에 달하며, 매년 100억개 이상을 소각하거나 매립해야 한다.
 
더욱이 일회용 종이컵은 이물질이 남아있어 올바르게 재활용되기도 어렵다. 특히 뜨거운 물이 컵에 흡수되지 않도록 PE(폴리에틸렌)으로 코팅 처리된 컵은 잘 썩지 않기 때문에 환경을 오염시킨다. 


▶컵홀더, 꼭 필요할까?=컵 홀더도 문제이다. 뜨겁거나 차가운 커피잔을 보호하기 위해, 혹은 더 멋진 스타일을 위해 끼우던 컵 홀더 역시 소중한 나무의 목숨값이다. 너무 뜨거운 커피가 아니라면 컵 홀더 없이도 충분히 마실 수 있다. 오히려 너무 뜨거운 커피는 암 유발 가능성이 있어 몸에 해롭다. (세계보건기구는 65도 이상 뜨거운 커피를 암 유발 가능성이 높은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환경을 위해 작은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자사 역시 작은 실천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종이컵 사용을 중단하고 전직원이 머그컵을 사용하고 있다. 습관적으로 마시던 일회용 컵대신 환경을 생각하는 멋을 텀블러와 머그잔에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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