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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시세요, 설탕 말고 물이요”, 달콤한 물로 승부하는 美 힌트워터
  • 2016.09.23.
[코리아헤럴드=송지원 기자] 미국의 미셸 오바마 영부인은 2013년부터 탄산음료 대신 물을 마시도록 권장하는 캠페인(Drink Up Water Initiative)을 이끌었다. 그보다 앞선 2005년, 미국의 한 주부는 설탕이나 방부제, 색소가 들어가지 않고 순수 과일 추출물로 맛을 낸 물을 팔기 시작했다. 차고에서 시작한 사업은 10년 후 연 매출 7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무섭게 성장하는 기업, ‘힌트 워터 (Hint Water)’로 성장했다.

힌트 워터는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스타트업이다. 주력 상품은 키위, 수박, 파인애플, 블루베리 등 13가지 과일 추출액을 첨가한 오리지널 물 라인 ‘힌트 워터’와, 같은 방식으로 단 맛을 내는 탄산수 라인인 ‘힌트 피즈 (Fizz)’ 두 가지다. 모든 상품은 무(無) 색소, 무 감미료, 무 방부제 원칙을 고수한다.
[사진=힌트워터 인스타그램 캡쳐]

▶임신 중 발견한 당뇨, 달콤한 물 사업의 효시가 되다=힌트 워터 CEO 카라 골드인(Kara Goldin)은 탄산음료 예찬자였다. “입에 다이어트 콜라를 달고 살았다”고 회고하는 골드인이 탄산 음료에게 안녕을 고한 계기는 임신 중 진단 받은 당뇨였다.
“그 때 전 넷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을 때였어요. ‘다이어트’, ‘저칼로리’ 같은 말장난에 속아 설탕 덩어리를 분별 없이 먹다 보니 당뇨에 걸릴 수밖에요..”
물은 심심하고 맛이 없어서 쉽게 마시지 못했다는 골드인이 차선으로 택한 것은 비타민 워터였다. 하지만 라벨에 표시된 온갖 방부제와 화학첨가제를 보자 비타민 워터에 대한 한 줄기 신뢰마저 사라졌다.
“믿을 음료 회사가 없으니 제가 만드는 수밖에요. 설탕 없이 달콤한 맛을 내되 물의 기존 기능은 유지하는 상품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성공 비결 1, “시장에 있는 기존 카테고리 대신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고 버텨라”
=음료 업계에서 주목 받는 유니콘 기업이 되기까지 지난 10여 년 간 힌트 워터가 걸어온 길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그냥 비타민 워터랑 다를 게 뭐냐며 외면하는 사업장들도 많았죠. 설탕 없이 달콤한 물이라니, 난생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다 비교할 수 있는 상품도 없으니 기존의 시장에 진입하긴 쉽지 않았어요.”

감미료나 방부제를 넣으면 좀 더 빨리 상품을 진열대에 선보일 수 있었을 거라고 말하는 골드인. 그러나 힌트 워터는 기존 음료 시장의 카테고리에 진입하지 않았다.

“우리 상품이 내세울 점은 설탕 없이 맛있는 물인데 그런 특색을 없앨 순 없었어요. 결국 기존 카테고리에 편승하는 대신 우리만의 특색이 업계에서 새로운 카테고리로 만들어지도록 문을 두드렸죠. ”

▶성공 비결 2, “소비자와 직접 유대를 맺어라”=힌트 워터는 홀푸드, 해리스 티터, 프레시 마켓 등 대형 유통업체를 도약대 삼아 점차 확장해 나갔다. 2014년에는 아마존과 파트너십을 맺고, 중간 유통 업체 없이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B2C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B2C 전략이 좋은 점은 소비자들이 직접 피드백을 전할 수 있다는 거예요. 피드백이 쌓여서 데이터가 되면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서 상품을 개발하거나 보완할 수 있죠.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쌓은 유대관계야말로 어느 시장 조사에 비할 게 못 돼요. 그들은 솔직하거든요.”

암 환자들로부터 온 긍정적인 피드백은 힌트 워터의 입지를 업계에서 더욱 공고하게 했다. 설탕을 줄이거나 끊는 데에 도움이 되는 음료로 입 소문난 힌트 워터는 올해 병원 음식 서비스 업체에게 물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피부 미용, 음식…힌트 워터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제는 구글 본사 직원들이 하루에 네 다섯 병은 마실 정도로 실리콘 밸리에서 ‘핫’한 힌트 워터. 위풍당당해 보이는 힌트 워터의 다음 목표는 피부 미용과 음식 업계다.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건강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비단 음료뿐만이 아니라 음식도 마찬가지죠. 미국인은 단 걸 좋아하니까 설탕만 뿌려대면 된다는 인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죠. 그들이 원하는 건 믿을 수 있는 음료, 음식, 미용 제품이에요. 우리의 다음 목표 시장이기도 하죠.”

/jiwon.s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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