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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고먹자! GMO]③식탁 위 식품 5개 중 4개는 GMO…얼마나 먹고 있나?
  • 2016.10.27.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결혼 4년차 직장인 박수정 씨(36)는 일주일에 세 번 집에서 저녁식사를 한다. 불고기양념장으로 재운 한우불고기, 카놀라유로 부친 계란치즈말이, 매콤한 두부김치, 소고기를 넣은 미역국에 흰 쌀밥을 곁들이면 소박한 한 끼의 완성이다. 


박씨는 “대체로 국내산 식품을 사려고 하지만 100% 국내산 만을 고집할 순 없다. 카테고리마다 국내산을 쓰기엔 국산을 쓰지 않는 제품도 많다”며 “다른 사람보다 성분표시를 보는 편인 것 같지만 일일이 확인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MO 표기가 없으면 GMO가 아닌 것 아니냐”고 물었다. 

박씨가 차린 저녁 식탁에 올라온 음식 다섯 가지 중 네 가지는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유전자변형생물체)일 수 있다. 국내에 수입되는 카놀라유, 외국산 대두, 혹은 수입 옥수수 전분이 들어간 고추장, 물엿, 올리고당, 쌈장, 간장은 GMO일 가능성이 높다. 요리를 위해 사용한 캐나다산 카놀라유는 100% GMO다. 불고기 양념, 두부, 소고기까지 ‘100% 국내산’이라고 확인된 제품이 아니라면 이들 역시 GMO에 더 가까워진다. 하지만 표시제의 한계로 소비자들은 ‘집밥’에서조차 뭘 먹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한국인의 밥상에 올라오는 GMO 식품의 숫자를 정확히 헤아리긴 힘들다. 다만 막연한 ‘추정치’가 나온다. 한국인이 주로 사용하는 기초양념과 식용유에 GMO가 원재료로 쓰이니, 가구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쌀밥을 제외한 모든 음식이 GMO인 경우도 있다. 그만큼 국내에 수입된 GM작물의 양이 상당한 수준에 달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유전자변형(GM) 농산물은 총 1023만7000톤이었다. 이 가운데 80%가 사료용과 산업용이며 나머지가 식품가공 원료로 사용됐다. 


국내 대기업이 식품가공 원료를 수입하는 주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발표한 ‘최근 5년간 업체별 유전자변형농산물 수입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6년 6월까지 국내 기업에서 수입한 유전자변형농산물(대두ㆍ옥수수ㆍ유채)은 총 1067만712톤이다. CJ제일제당, 대상, 사조해표, 삼양사, 인그리디언코리아 등 5개 주요 식품대기업이 전체 수입량의 99%인 1066만 8975톤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은 전체 수입 GMO의 31.98%인 340만톤을, 대상은 236만 톤(22.12%)을 수입했다. 사조해표 177만 톤(16.61%), 삼양사 172만 톤(16.11%), 인그리디언코리아 140만 톤(13.17%) 순이다. 그 가운데 CJ제일제당과 사조해표가 유전자변형 대두(콩)을 각각 60%, 40% 가량 수입했다. 두 회사는 콩으로 만든 식용유를 판매 중이다. 


숫자가 늘어나자 ‘한국이 식용GMO 1위 수입국’이라는 꼬리표가 따라왔다. 해당 통계를 작성하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장호민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장은 “한국의 수입량은 공개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의 수입현황에 대한 국제적 통계는 나와있지 않다”며 “일본, 유럽, 최근엔 중국도 수입을 많이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3~4위 정도에 해당할 것”이라고 봤다.

그럴지라도 한국이 GMO 최대 수입국 중 하나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식량자급률이 떨어지는 국내에서 콩과 옥수수 수입에 대한 의존도는 상당히 높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콩의 79%, 옥수수의 32%가 GMO이며, 한국은 수입되는 대두(콩)의 4분의 3, 옥수수의 절반 이상을 GMO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은 곡물 자급률이 23~24% 밖에 되지 않는다. 전체 식량의 4분의 3을 수입해야 하는 나라”(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의 식량자급률(사료용 포함)은 1970년 80.5%에서 1980년 56%, 1990년 43.1%, 2000년 29.7%, 2010년 27.6%로 떨어졌다. 지난해엔 23.8%를 기록했다. 유전자 변형 콩의 헥타당 수확량은 3톤, 한국의 경우 1.8톤이다. 농업생산성이 월등한 GM 농작물의 수입은 불가피하며, 그만큼 소비자는 유전자 변형 식품을 더 많이 접하고 있는 상황이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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