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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맛 없는 날, 매콤하게 비벼먹는 ‘비빔국수’
  • 2016.07.23.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무더위로 입맛이 떨어지는 여름이면 매콤한 음식이 생각나곤 한다. 그중에서도 취향대로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비빔국수는 여름에 유독 인기가 높다.

비빔국수는 비빔밥과 함께 한식의 비빔 문화를 상징하는 음식이다. 한식재단에 따르면 비빔국수는 원래 간장 양념에 버무려 먹었는데 궁중에서 주로 만들었던 만큼 들어가는 재료가 화려하다. 조선시대에 편찬된 ‘동국세시기’에는 “메밀국수에 잡채, 배, 밤, 쇠고기, 돼지고기, 참깨기름, 간장 등을 넣어 섞은 것을 골동면(骨董麵)이라 한다”는 말로 요즘 비빔국수의 원형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식재단

골동이란 ‘뒤섞는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말이다. 역시 조선시대에 편찬된 ’시의전서‘에서는 ‘황육을 다져 재워서 볶고, 숙주와 미나리를 삶아 묵을 무쳐 양념을 갖춰 넣은 다음에 국수를 비벼 그릇에 담는다. 그 위에 고기 볶은 것과 고춧가루, 깨소금을 뿌리고 상 위에 장국을 함께 놓는다’고 했다. 비빔국수야말로 고기부터 온갖 잡채, 양념을 넣어 버무린 최고의 별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궁중 별미로밖에 먹을 수 없었던 이 골동면에 쓰인 주재료는 메밀국수였다. 당시 밀가루 음식이 보편화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밀농사는 귀했던 반면 메밀은 평안도, 함경도, 강원도 등 산간지방에서 쉽게 재배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골동반이라 불리는 궁중음식 말고 일반인들이 먹는 비빔국수의 기원 역시 메밀이나 감자 등의 주산지인 북쪽지방으로 볼 수 있다. 평양냉면이나 진주냉면은 메밀을 원료로 쓰는 데 비해 함흥지방 비빔냉면은 감자가루로 만든 녹말 압착면이다. 고추장이나 김치를 넣어 비비는 요즘 같은 비빔국수를 먹기 시작한 것은 밀가루가 흔해진 한국전쟁 이후의 이야기다.

비빔국수는 여름날 더위에 좋은 음식이다. 신선한 오이를 넉넉하게 썰어 넣어 먹으면 오이의 이소케르시트린 성분이 더위로 높아진 체온을 내려주고 갈증을 풀어준다. 또한 이뇨작용을 도와 붓기를 내려주기도 한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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