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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 3650] 10일은 임산부의 날…임신성 당뇨 잡으려면?
  • 2015.10.07.
- 비만ㆍ고령임산부, 거대아ㆍ신생아 저혈당 등 유발
- 출산 후 비임신성 당뇨 가능성 높아 평소 관리가 필수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 지난 2012년 4.4㎏의 남자 아이를 출산한 박모(36)씨는 임신 7개월째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았다. 아이가 보통 태아보다 크다는 얘기를 들었고, 실제 막달에 태아가 4㎏가 넘자 제왕절개 수술로 분만했다. 다행히 산모와 태아 모두 건강에 이상은 없었다. 박 씨는 이후 회사에 복직하고 당뇨에 대해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최근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몸 이곳저곳이 아프기 시작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혈당 측정을 했더니 467㎎/㎗이 나왔다. 가족력도 없던 터라 박 씨는 경악하며 바로 다음날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오는 10일 임산부의 날을 앞두고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임신 중 흔한 질병인 임신성 당뇨에 대한 궁금증도 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임신성 당뇨는 임신부 100명중 3~4명 정도에서 발생하는 가벼운 질병이라는 인식이 있었으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빅데이터에 따르면 출산 여성 중 임신성 당뇨 진단 여성은 2003년 4.8%에서 2012년 25.4%로 크게 늘었다.

정확한 발병기전은 밝혀져 있지 않다.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적 소질을 갖는 여성에게서 임신과 수반된 호르몬, 특히 태반호르몬의 작용으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사 중에 섭취된 당분이 체내에서 제대로 이용되기 위해서는 인슐린이란 호르몬이 필요한데 임신 기간 중에 인슐린의 작용을 저해하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조기에 혈당을 조절하지 않으면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임신부들은 반드시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태아에 영향은 없나=임신 전에 이미 당뇨가 있었던 경우는 태아의 기형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임신성 당뇨의 경우에는 태아기형이 증가한다는 보고는 없지만, 임신 중 혈당 관리가 잘 안됐을 때 거대아, 신생아 저혈당, 신생아 황달, 신생아 호흡곤란증 등의 신생아 합병증 뿐 아니라 임신성 고혈압, 양수과다증으로 인한 조기진통을 유발할 수 있고 제왕절개의 가능성을 1.5배 높인다.

특히 공복(105㎎/㎗ 이상), 식후 (120㎎/㎗ 이상)의 고혈당이 있는 산모로부터 태어나는 신생아는 자궁 내 사산이나 신생아 사망률이 높다. 이러한 산모는 자세한 산전 태아감시를 해야 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박인양 교수는 “임신성 당뇨를 가진 환자라 하더라도 공복 및 식후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한 경우에는 적절한 산과적 처치로서 신생아의 주산기(출산 전후 시간) 사망률이 일반인의 경우보다 더 높지 않게 할 수 있다”며 “그렇기에 임신성 당뇨의 조기 진단과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만ㆍ고령임산부에서 더 조심해야=일반적으로 모든 임신부를 대상으로 2단계로 된 검사를 시행한다. 임신 24~28주에 먼저 특별한 준비 없이 간단한 선별검사를 받고 기준을 초과하는 결과를 보이면 공복상태에서 다시 3시간 동안 시간마다 부하 검사를 시행해 4번의 혈액검사 결과 중 2개 이상 기준을 초과하면 임신성 당뇨로 진단된다.

고령임신부의 경우 검사에서 정상 혈당을 보였더라도 임신 주수가 많아지면서 혈당이 정상 범위를 초과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추적 검사를 필요로 할 수 있다.

임신부의 혈당은 비 임신시보다 낮아져 공복시 70~90㎎/㎗, 식사후 1시간에 140㎎/㎗ 이하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임신 중은 태아가 자라고 있고 여러 가지 임신으로 인한 모체의 체중 증가가 필수적이므로 단지 혈당조절만을 위해 음식 섭취를 줄이고 임신부의 체중을 늘리지 않는 것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좋지 않다.

고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는 “임신 중에는 평소보다 단백질 30%, 엽산 100%, 칼슘과 인, 철분은 각각 50% 이상을 더 필요로 하지만 일반적인 식사로도 충족이 가능하므로 철분을 제외하고는 비타민과 무기질 보충제가 따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며 “단, 다태아 임신, 흡연산모, 입덧이 심한 경우, 식이장애가 있는 경우 등 영양결핍 위험이 있는 경우는 비타민이나 무기질 보충제를 먹으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비임신성 당뇨로 이어질 수 있어 출산 이후에도 혈당 관리를=문제는 임신성당뇨가 단순히 임신 중의 혈당 조절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임신성 당뇨가 있었던 여성은 분만 6~8주후에 시행하는 당 부하검사에서 정상으로 회복돼도 분만 후 수년이 지나면서 제 2형 당뇨병(현성 당뇨 또는 비임신성 당뇨) 발생 빈도가 높으므로 적절한 식사와 운동을 통한 체중관리 등 향후 당뇨병 발병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과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임신성 당뇨로 인해 인슐린 치료를 받은 경우는 산후에 현성 당뇨가 될 위험성이 더욱 높다. 대개의 경우는 산후 6~12주 혹은 수유 중단 후에 75g 당부하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현성 당뇨를 진단하게 되고 비록 이 검사에서 정상이라 할지라도 이후 3년에 한번씩 검사를 해봐야 한다. 비만 여성의 경우는 체중감량을 통해 현성 당뇨의 위험성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강남차병원 내분비내과 김유리 교수는 “임신성 당뇨 진단은 임신부가 수년 후 당뇨병이 발병할 위험성이 높음을 알리는 경고이다. 교육을 통해 임신 중 잘못된 식사습관을 포함한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당뇨병의 발병을 예방, 또는 미룰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며 “산모의 인식전환에 필요한 당뇨병에 대한 교육, 식사조절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용 가능한 영양교육, 자가 혈당 측정을 포함한 간호 교육 등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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