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Play
  • 헬스
  • 봄날 비만의 적(敵), 나트륨…짠음식 무조건 안돼!
  • 2015.04.06.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하루에 나트륨을 10g 이상 섭취하는 남성이 비만이 될 확률은 39.2%로, 2g 미만을 섭취하는 남성(24.2%)에 비해 1.6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도 나트륨 섭취량이 많으면(7.5g 이상) 적은 여성(2g 미만)에 비해 비만율이 1.3배였다.

이는 한양대병원 내과 전대원 교수팀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뢰를 받아 2011∼2012년까지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국민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6984명을 대상으로 나트륨 섭취량ㆍ짠 음식 섭취빈도와 비만과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다. 

[사진출처=123RF]

전 교수는 “나트륨 과잉 섭취를 유도하는 짠음식 6종류(배추김치, 젓갈류, 어묵류, 국수, 라면, 햄ㆍ베이컨ㆍ소시지 등 육가공식품)를 주당 24회 이상 섭취하는 여성의 비만율(36.9%)은 8회 미만 섭취하는 여성(24.9%)보다 1.5배 높았다”며 “주 26회 이상 짠음식을 먹는 남성의 비만율은 37.5%였으며 이는 주 9회 미만 먹는 남성(35.7%)보다 약간 높은 결과”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자신의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판정된다. 나트륨(짠음식)의 과잉 섭취가 비만과 직ㆍ간접으로 연루된다는 사실이 정부 용역 연구를 통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교수는 “짜게 먹는 사람이 비만한 것은 이들이 고열량ㆍ고지방 식품을 즐기는 등 바람직하지 않은 식습관을 가진 탓일 수 있다”며 “짜게 먹으면 금방 목이 마르게 되고 그 결과 고칼로리 탄산음료 등을 찾게 되는 것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2013년 호주에서 발표된 어린이ㆍ청소년 대상 연구의 결론도 소금 과잉섭취가 갈증을 일으키고 갈증 해소를 위해 당(糖)이 첨가된 고칼로리 음료를 더 많이 찾게 돼 비만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 브라질에서 이뤄진 동물실험(2007년)에선 과도한 나트륨 섭취가 체지방량과 지방세포의 크기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남자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2014년)에서도 과체중ㆍ비만그룹은 저체중ㆍ정상체중 그룹에 비해 음식을 더 짜게 먹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나트륨줄이기운동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하고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이 주관한 기자간담회에 패널로 참석한 경북대 식품영양학과 이연경 교수는 “짠음식의 섭취가 뇌의 보상과 쾌락 중추를 자극해 짠맛 중독과 과식을 유발하고 당첨가 음료 등의 섭취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나트륨 과다 섭취가 비만 유발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전 교수팀은 특히 비만한 사람 60명과 정상체중인 사람 60명에게 식사일기를 쓰게 하고 이들의 소변을 24시간 동안 채취했다. 그 결과 비만한 사람들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192㎎으로, 정상체중인 사람들(3656㎎)보다 확실히 많았다.

전 교수는 “비만한 사람들은 평소 국ㆍ찌개의 국물을 남기지 않고 먹는 습관과 고나트륨 함유 가공식품을 섭취하는 빈도가 높았다”며 “나트륨 섭취량이 많아질수록 BMIㆍ허리둘레ㆍCT로 평가한 내장지방량ㆍ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전 교수팀은 또 소변에서 나트륨이 배설되는 양을 기준으로 복부 비만율ㆍ혈압 상승 비율ㆍ대사증후군 동반율 등을 조사했다. 요중(尿中) 나트륨 배설량(나트륨 섭취량에 비례)이 많은 상위 3분의1에 해당하는 사람의 대사증후군 동반율은 51.8%로 하위 3분의1인 사람(32.5%)에 비해 1.5배나 높았다.

또 요중 나트륨 배설량 상위 3분의1에 속하는 사람의 복부 비만율은 96.1%로 하위 3분의1인 사람(45.2%)보다 두배 이상이었다.

혈압 상승 비율도 뚜렷한 차이(상위 3분의1 95.8%, 하위 3분의1 62.9%)를 보였다. 이날 패널 토론에서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안신영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에 나트륨을 2000㎎ 이하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2013년 현재 우리 국민의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012㎎에 달한다”며 “전 교수팀의 연구에서 정상체중인 사람들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3600㎎대였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비만 외에 고혈압ㆍ심장질환ㆍ뇌졸중ㆍ신장질환ㆍ위암ㆍ골다공증 등 심각한 합병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소비자연맹 이향기 부회장은 “소비자는 나트륨을 덜 먹을 권리가 있다”고 선언했다. 다만 나트륨 과다 섭취로 인한 건강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지속적인 교육ㆍ홍보와 소비자 행동지침을 마련해야 하며, 외식업계ㆍ식품업계는 자사 제품의 나트륨 함량을 낮추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소비자도 나트륨 관련 지식ㆍ정보를 쌓고 스스로 식습관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y@heraldcorp.com

관련기사